키즈존

여름철 키즈존 내 물놀이장 관리, 단순 청결이 아닌 '생명 안전'의 문제다

yusymphony 2025. 7. 4. 23:05

무더운 여름철이 되면 아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실내 활동 중 하나가 바로 키즈존 내 물놀이장이다. 어린이 전용 워터플레이 시설, 실내 수영장, 미끄럼틀과 워터슈팅 시설이 결합된 복합 물놀이존 등은 부모 입장에서도 외부 폭염을 피하면서 아이들의 에너지 소비를 돕는 좋은 선택지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놀라울 정도로 관리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겉보기에는 청결하고 밝아 보이는 실내 키즈 워터존이 실상은 세균, 곰팡이, 화학약품 과다 사용, 미비한 안전 관리 등으로 인해 심각한 위생 및 안전 문제를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름철은 고온다습한 기후 특성상 미생물의 증식 속도가 빨라져 그 위험성은 더욱 배가된다. 본 글에서는 여름철 키즈존 내 물놀이장 관리 실태를 국내외 사례와 전문 서적을 바탕으로 심층 분석하고, 개선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키즈존 물놀이장 관리

여름철 키즈 워터존의 '위생 사각지대' 실태

물놀이장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수질 관리가 최우선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키즈존 내 실내 워터 시설은 수영장법의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수질 검사나 위생 점검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특히 바닥 물순환 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구조에서는 아이들의 땀, 침, 체액 등이 그대로 순환되거나 수면 위에 잔류하게 되며, 이는 곧 병원성 세균 증식의 주요 원인이 된다.

 

2023년 대한소아감염학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소재 키즈카페 25곳 중 17곳의 워터존에서 대장균군 및 녹농균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이 확인되었다. 일부 시설에서는 피부염, 눈병, 외이도염 등 유발 가능성이 있는 곰팡이균까지 검출되었다. 이는 대규모 수영장보다 훨씬 작은 공간에서 더 높은 인구밀도와 물 사용률이 발생하기 때문이며, 수질 관리 시스템 부재로 이어지는 구조적 한계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청결 관리의 핵심은 '보이지 않는 구역'

물놀이 시설은 표면 청소보다 수면 아래와 구석 공간의 위생이 중요하다. 하지만 키즈존에서는 이러한 ‘보이지 않는 구역’의 관리가 취약한 경우가 많다. 특히 바닥 미끄럼방지 매트 아래, 워터슬라이드 안쪽 통로, 놀이기구 결합부 사이 틈 등은 청소 도구가 접근하기 어렵고, 청소 인력의 업무 루틴에서도 종종 제외되기 쉽다.

 

《공공 놀이시설 위생관리 매뉴얼》(2020, 한국보건안전연구소)에서는 놀이시설 위생 사각지대의 존재를 지적하며, 키즈존에서는 오히려 매일 소독보다 ‘지점별, 시간별, 이용빈도별 맞춤 청소’가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실제 사례로 서울 강동구의 한 대형 키즈카페는 매일 저녁 전체 청소를 진행했음에도 워터슬라이드 내부에서 녹조와 비슷한 이끼가 발견되었고, 정밀 검사 결과 클로스트리디움 균(Clostridium)이 검출되어 3일간 폐쇄 조치를 받기도 했다.

물놀이 화학약품 사용, 과하면 독이 된다

많은 키즈 물놀이 시설이 위생 유지를 위해 소독약을 과도하게 사용한다. 염소 성분이 포함된 소독약이 대표적이며, 이는 일정 농도 이상을 초과할 경우 호흡기 자극, 피부염, 안구 통증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피부가 얇고 점막이 민감하여 화학 성분에 훨씬 취약하다.

 

《수질과 건강》(2021,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는 유아 대상 수질 내 유해화학물질 영향에 대해 "0.2ppm 농도의 염소라도 장시간 접촉 시 어린이 호흡기 점막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농도 측정 기기를 보유하고 있는 키즈 워터존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 '소독약을 하루 한 번 붓는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이는 정확한 수질 통제라고 보기 어렵다.

안전사고의 구조적 원인: 관리 인력의 부재와 훈련 미비

어린이용 물놀이장은 ‘얕은 수심’이라는 이유로 안전사고 가능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끄러짐, 부딪힘, 전도, 익수 등 다양한 유형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만 3세 이하 영유아는 10cm 수심에서도 익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소아과학회(AAP)의 2022년 통계에 따르면, 실내 얕은 물에서의 어린이 사고 중 32%가 키즈존 또는 놀이용 풀장에서 발생했으며, 이 중 절반은 보호자 또는 관리자의 부주의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대부분의 키즈존 워터 시설에 별도의 안전요원이 배치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어린이 안전 관리 전문 자격을 가진 인력이 없는 경우가 많고,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간단한 소독 교육만 실시한 뒤 모든 안전을 맡기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이는 명백히 구조적 리스크다. 실제로 부산의 한 워터 키즈존에서는 2022년 여름, 4세 아동이 물에 미끄러져 기절했으나, 현장에는 대응 가능한 직원이 없어 구조가 지연되었다.

해외 선진 사례: 독일과 캐나다의 '표준 위생 기준' 운영 방식

독일 바이에른 주의 실내 워터플레이 시설 ‘KinderWelle’는 모든 워터존에 대해 3시간마다 자동 수질 점검, 수동 수질 측정 1일 2회, 안전 요원 최소 1명 상주, 이용 아동 수 대비 소독약 투입량 조정 등을 법적 기준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시설 내 모든 미끄럼틀과 워터 스프레이 장치는 주 1회 분해 청소를 시행하며, 그 내역은 QR코드를 통해 실시간 공개된다.

 

캐나다 토론토 시는 아동 전용 워터 놀이시설을 등록제로 운영하며, 모든 키즈 물놀이장은 매년 공공 보건국의 수질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인증을 통과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운영 허가가 취소되며, 이를 통해 실내 키즈 물놀이장에서도 '공공 수영장 수준의 위생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개선을 위한 제언: 시설, 제도, 인식의 3중 보완 필요

여름철 키즈존 물놀이장 문제를 단순한 '청결 관리' 수준으로 보면 개선은 불가능하다. 그것은 아동의 생명과 건강, 더 나아가 부모의 신뢰까지 직결된 민감한 문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

  • 시설적 측면: 수질 자동 감시 시스템 도입, 분해 가능한 놀이기구 선택, 방수 공기순환기 필수화
  • 제도적 측면: 실내 워터놀이시설도 수영장법 적용 대상 포함, 관리 인력의 자격 기준 제정
  • 운영적 측면: 아동 10명당 1명 이상 안전요원 배치, 보건 전문가 정기 위생 점검 도입
  • 인식 개선: '깨끗해 보인다'는 착시에서 벗어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의 중요성 인식

아이들에게 물놀이는 무더위를 이기는 즐거운 추억이자, 신체 발달과 사회성 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중요한 활동이다. 그러나 그 활동의 기반이 되는 공간이 오히려 위생의 사각지대, 안전의 공백지대라면 그것은 놀이가 아니라 위험이다. 부모는 외관의 화려함만이 아닌, 그 안의 ‘보이지 않는 관리’에 더 주목해야 하며, 시설 운영자 또한 ‘보기 좋게’보다 ‘살피게’ 관리해야 한다. 여름철 키즈 물놀이장은 단순한 편의 시설이 아니라, 생명 안전의 최전선이다.